이진우의 소설 "이상"

이상의 생애에 대한 평전

소설 "이상"

이상은 과연 천재였을까?

이상이라는 인물은 내게는 언제나 배일에 가려진 인물이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귓전으로 참 많이 들었다. 그중에서 내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고교시절 국어 선생님에게서 들었던 건축가였다는 이야기였다. 내 기억으로는 꽤 유명한 건축가였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건물도 그의 설계였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내가 맨 처음 관심을 기울인 것 역시 그것이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정보의 오류가 생겼던 모양이다. 그런 모든 뒤죽박죽 된 정보들 속에 내가 생각하는 이상이 있었다.

그 때문에 이 소설은 이상에 대한 평전처럼 여겨졌다. 많은 부분 내가 알고 있던 정보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상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작가의 생각을 전하며, 그의 불우했던 삶을 이야기한다. 당시의 상황을 본다면 그 스스로 생각하는 삶은 불우했을지 모르나 풍류를 즐기며 살다간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끼니 걱정을 해야 했던 각박했던 시대, 비록 세인의 만세 소리는 듣지 못하고 갔어도 자신이 추구하던 바를 대부분 다 이루었다 할 수 있는 삶을 살다 갔다. 그와 같은 불행은 폐병을 제외하고는 그 당시의 누구라도 다 겪어내는 것이었고, 그가 일정부분 당시에도 성공했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많은 친구와 여복을 타고난 자라 오히려 행복했을 사람이다. 그의 불행은 그 스스로 그것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고, 이 책에 의하면 문단의 평에 대한 끊임없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불행을 훑고 지나가는 작가는 이상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당위성을 만들어 갔다. 비록 그 모든 것에 다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불행과 슬픔을 느껴볼 수는 있었다. 또한 그의 삶에 대해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정보를 접했다는 것에도 만족한다.


아쉬웠던 이상의 모습들

다만 아쉬운 것이 둘 있다.

하나는 이상의 작품에 대한 것이다. 특히 시에 대해. 작가로서의 삶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설치고는, 또한 이상 스스로가 화자가 된 소설 치고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변명 또는 소회가 부족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단지 가족사적인 아픔만으로는, 조선어에 대한 수련이 부족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시대와 동떨어진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어찌 구축하게 되었는지, 그 계기와 필력의 소개가 부족했다. 이상의 속내에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알기 힘든 부분이겠으나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 법. 이럴 때 작가적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하나는 조선어와 일본어와의 갈등 관계이다. 그것은 이 책이 한국어 권 안에 있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상의 독특한 세계가 단지 일본어에 능숙하나 조선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또한 그가 시대를 살아가는 문인으로서 단지 이름을 날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친구들을 이용하기만 하는 입신양명의 속인이 되지 않으려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가장 큰 갈등의 주체였을 조선어와 일본어와의 이야기가 시대상과 함께 얽히고설키며 반영되었다면 이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지평이 되었을 것이고, 한국어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소설은 좀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읽고 난 소회

결론적으로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그의 불행과 관련 없이 이 소설에서 그려지는 그의 궤적을 보면 다음과 같은 점을 느끼게 된다.


좋은 의미에서는 - 자신의 내면에 꿈꾸는 끼를 찾지 못해 자신의 문학 외에는 아무것도 돌보지 않고 몸 바친 시대의 풍류도인 이상

나쁜 의미에서는 - 어떤 책임감도(가족도 내 평겨치고), 시대정신도 없이 다만 세상을 향해 자신의 이름을 날리기 위해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제멋에 살다간 불쌍한 기인 이상


감사합니다.



책 정보

제목 :          소설 이상
저자 :          이진우
출판사 :       여러 누리
출간일 :       2006년 05월 20일
ISBN-10 :    8991955118
ISBN-13 :    9788991955110
위치 :          교보문고  -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Yes24      -  문학 > 소설 > 한국
                  북토피아  - 문학 > 한국소설
                  바로북     -  문학 > 한국소설


쓴날 :         2006년 07월 12일
나의 평가 :  별셋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


로알드 달의 "세계 챔피언", "맛"

책 읽기의 당혹스러움 또는 힘겨움

이 책은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을 하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앞부분 연작인 1, 2편은 그런데로 읽기 좋았다고 할까요. 그러나 그 다음 편부터는 읽는 것이 참 불편했습니다. 불편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로알드 달의 "세계 챔피언"

"세계 챔피언" 표지

편집자의 무신경

첫 번째는 편집자의 무신경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책 전반부를 읽을 때는 이 책이 계속되는 연작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4편부터는 각각 떨어진 단편이었는데 이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사전에 받지 못해 책을 읽는 중심을 잃어버린 듯하고 갑자기 "이게 뭐야" 하는 당혹스러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인터넷의 정리 안 된 글을 읽을 때보다 더 당혹스러웠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어찌되었든 하나의 세계를 종합하고 체계화한 것이라면 편집자는 이 책을 선보이면서 아무런 자기의 색깔이나 의도함을 가지지 못하고 단순히 번역해 내 보이는 색깔 없는 메신저의 역할 밖에는 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시사회를 통하지 않고 들어온 책이라면 그 자리에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이...


같은 결론의 징그러움

두 번째는 똑같은 결말을 향해 가는 필자의 척박한 글쓰기가 불편했습니다.

책 전반부의 밀렵과 개 경주, 맨 마지막의 두뇌적출과 관련된 이야기만 그런 데로 읽을 만 했고, 나머지는 함량이 매우 떨어진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모든 이야기들이 쓸데없는 극적 반전으로 끝내기 위해 너무 안간힘을 쓴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두세 편을 읽고 나서는 끝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야기를 뒤집을 테고 그것은 너무 뻔했습니다. 다만 영국인들의 삶에 대한 단편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수확이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이 책은 내게는 마지막까지 읽는 것이 너무 힘겨웠습니다.

모든 작가의 노고는 당연히 칭찬받아야 마땅합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는 것의 힘겨움은 참으로 대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비평이 허락되는 세상이기에 오히려 이 작가의 글은 좀 더 세월을 지내면서 갈고 닦아야 읽을 만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작가라고 평이 난 상태라면 이번 글들이 이 작가의 전성기 때의 글인지, 아니면 유명세를 등에 업기 위해 검증 안 된 습작기의 글을 가져온 것인지도 헛깔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읽는 자가 그의 세계를 이해할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거나 한 것이겠지요.


감사합니다.


책 정보

제목 :          세계 챔피언
저자 :          로알드 달 / 정해영 외
출판사 :       강
출간일 :       2005년 11월 05일
ISBN-10 :    8982180761
ISBN-13 :    9788982180767
위치 :          교보문고 -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Yes24 -  문학 > 소설 > 영미 > 영미 단편소설
                  북토피아 - 문학 > 외국소설
                  바로북 -  문학 > 외국소설


쓴날 :         2006년 07월 10일
나의 평가 :  별둘




전작의 실망이 걷힌 느낌의 책

로알드 달의 "맛"

"맛" 표지

이 작가의 다른 책 "세계 챔피언"을 먼저 보아서 이 작가에 대해서는 참으로 실망이었다.

어쩌면 작가의 이름만 믿고 출판사가 무리한 것은 아닌가 생각도 했다. 이번 책은 그나마 이전 책에 비해서 재미와 즐거움을 준 책이다. 하지만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도 이 작가가 결국 이야기를 끌고 가다 보여주는 결말이 항상 같기 때문에(아마도 이 작가는 반전이라는 것에 목을 맨 작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항상 같아 어느덧 식상해진) 이야기 자체는 긴장감이 없었다.

평자는 이를 반전과 위트라고 했지만... 여기서의 위트란 적어도 같은 문화권 안에 있는 자라난 자들만이 느낄 만한 위트라는 생각이 든다. 전편에서는 기분 나쁜 결말들에 불편했고, 이번 작품에서는 그나마 어느 정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으나 집착에 가까운 결말은 옥에 티였다.

그 결말이라는 것이 가구 중고상의 이야기에서는 권선징악의(거짓을 고한 자의 참담함 정도의) 상투성이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작품에서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세심하게 나타내는 과정 없이 뜬금없다 할 정도로 엉뚱한 결론도 많아 순도가 떨어졌다.

어쩌면 전작의 힘겨움으로 인해 읽는 자 스스로 어떤 강박이나 자기 검열에 척도로 이야기를 보는지는 모르나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책정보

제목 :        맛
저자 :        로알드 달 / 정영목
출판사 :     강
출간일 :     2005년 06월 01일
ISBN-10 :  8982180729  
ISBN-13 :  9788982180729 
위치 :        교보문고 -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Yes24 -  문학 > 소설 > 영미 > 영미 단편소설 
                 북토피아 - 문학 > 외국소설
                 바로북 -  문학 > 외국소설 


쓴날 :         2006년 07월 10일
나의 평가 :  별셋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