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성미산에서 있었던 기록이다.
그날 시 의원들의 시찰 이후 마지막 결정에서는 가장 최악의 결정이 나왔다.
면피를 위한 의원들의 입장 표명이 있은 후 입장과는 다른 결정이 최후에 이루어졌다.
지난하고 힘겨운 싸움을 여전히 하고 있다.
지난 주일에는 어린이집 사람들이 모두 모여 앞으로 어찌할 것인지 토의도 했었고...
곧 마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대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이제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도시관리위원회가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역할은 그들이 미래를 생각하며 옳은 결정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
성미산을 우리 아이들의 고향 마을로 만들고 싶었던 바람과 욕망은 이걸로 끝은 아닐 것이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살면서 고향 마을이라는 정겨움을 갖게 만들고 싶었던 우리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함으로...
66미터 짜리 아주 작은 산.
그 흔한 아파트보다 낮은 이 산.
우리들의 성미산입니다.
어쩌면 어르신들이나 우리들에겐 현재요 과거가 될 산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삶을 배우고 자연을 배우며 커나가는 공간이기에
미래가 될 산입니다.
성미산 아래 비록 물리적인 마을은 아니지만
마을이라는 이름을 걸고 공동체가 탄생했고
그 중심이 된 산
그 안에 거처를 마련한 사람들에게는
마을을 가꾸고 그 가꾸어진 마을을 통해
아이들을 키우고 그 아이들이 커서 시집장가 가고 떠나가도
고향이라 옛 기억을 추억하며
연어처럼 다시 돌아올 이름으로 걸릴 산
성미산입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사람만이 희망인, 사람 사는 세상", 그런 마을을 만들겠노라
어머니와 아버지가 일구어 놓은
이 마을에 대한 희망의 끈을 다시 이어갈 때
당당히 가슴에 남아야 하는 그 이름 안에 성미산이 있습니다.
오늘 성미산은 시끄러웠습니다.
늦게 회사에서 출발하여 터전 앞에 급히 차를 대고 뛰어간 성미산.
다행이 늦지는 않았더군요.
촛불과 채민이를 만나 찻길쪽 성미산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홍대에서 동원한 부모들과 성미산주민회라는 사람들은 이미 산 입구로 들어가 있는데 홍대직원들이 우리들의 진입을 막았습니다.
조금씩 흥분하는 사람들. 왜 산에 못들어가게 하느냐? 옥신각신하다 사람이 점점 몰려들자 길이 열렸습니다.
여기저기서 산집 식구들이 보입니다.
바쁜 짬을 내어 준 고마운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마을 사람들과 성미산 학교 아이들도 모였습니다.
성미산을 사랑하시는 마을 어르신들도 많은 분들이 나와주셨습니다.
홍대에서 동원한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팽팽한 대치.
주민회쪽 할아버지 몇 분이 왜 아이들을 동원하냐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우리쪽도 흥분한 몇몇이 소리를 지릅니다.
가능한 흥분하지 않고 충돌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대책위도 사람들도 최선을 다합니다.
시의원들이 도착하고
"성미산을 살려줘요." 아이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의원들의 이마가 찌프려집니다.
좁은 공간에 이백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열기가 후끈합니다.
시 의원들은 안내하는 구청 직원들을 따라 공터 안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곳에는 홍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의원들이 도착하자마자 홍대쪽 입장을 브리핑합니다.
이건 무슨 일? 구청과 홍대는 이미 의견 교환이 된 걸까요? 아니면 우연?
대책위 사람을 붙들고 "우리는 언제하냐?" 물으니 난감해 하며 곧 한다고 합니다.
의원들이 이동합니다. 성미산을 보겠다고 합니다.
사진만 찍고 갈 줄 알았는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올라가는 사람들을 막고 제한합니다.
자신들이 직접 둘러 볼테니 따라오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무던히 따라 갑니다.
희망의 끈을 참아 놓을 수 없어 막아도 막아도 따라 올라갑니다.
동원된 홍대 부모들은 따라올 생각이 아예 없는 듯 합니다.
그저 묵묵하니 장승처럼 서 있습니다.
주민회라고 밝힌 할아버지 몇 분만이 소리를 높입니다.
전나무숲으로 가는 길 중턱.
겨우 몇 십미터 걸었는데 의원들은 더 가지 말고 여기서 대책위 브리핑을 듣겠다고 합니다.
조금 더 가면 공터가 있다. 아니다 여기서 듣겠다. 시름합니다.
마포구 관계자가 먼저 브리핑을 합니다.
현장 브리핑이라 합니다. 구청에서는 안한걸까??
마포구청 브리핑이 곧 홍대 입장의 브리핑입니다.
여기가 어디냐는 의원 질문에 지도를 들고 쩔쩔 맵니다.
여기예요. 지도에 손을 짚어주자 되려 화를 냅니다.
현황 파악도 못하고 지도만 들고 있으면서....
의원들은 대책위에게 5분간 시간을 줄테니 의견을 말하라고 합니다.
이제것 기다렸는데 문득 화가 납니다.
대책위는 침착하게 생태숲에 대한 우리들의 의견을 제시합니다.
의원들 진지한 표정. 짧지만 핵심을 짚은 이야기들.
브리핑이 끝납니다.
어르신 한분이 꼭 산 전체를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를 붙입니다.
야휴를 무릎쓰고 주민회 노인 한분도 홍대가 들어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잠시 혼란.
의원 중 한분이 질문합니다.
"마을이 만든 생태공원으로 가는 것만을 원하는가? 아니면 시에서 공원화하면서 주민 의견을 들어가며 하는 것도 수용하겠다는 것인가?"
"전체가 생태공원이 된다면 두번째 안도 찬성." 의견이 나옵니다.
시간이 없다며 물러나려는 의원들에게 누군가 소리칩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주민들이 가꾼 나무들과 성미산을 모두 볼 수 있다. 제발 거기까지라도 가 봐 달라."
염원어린 그 위압에 못견뎌 결국 의원들은 산길을 따라 꾸역꾸역 올라갑니다. 싫은 표정이 역력합니다.
길 좌우로는 어린이집 큰 방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이유를 잘 알고 있지만 성미산 어린이집 아이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 못네 아쉽습니다.
어느덧 행렬은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의원들은 대충 산세를 쳐다봅니다.
정상에서 계단무대 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안내하려 할 즈음 의원 몇이 다 봤다며 왔던 길로 도망치듯 내려갑니다.
제발 저 길로 한번만 가 달라고 절규하듯 외치는 데도 그냥 가 버립니다.
참 야속합니다.
한번만 보아달라고. 다 베어진 나무들이 촘촘한 그곳에 우리가 심은 나무들과
마을의 염원이 담긴 장승과 우리네 삶이 담긴 계단 무대의 일상을 보아달라는 것 뿐인데
우리가 이 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떤 정성으로 이제까지 가꾸어 왔는지 푸른 실록의 산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을 뿐인데......
홍대가 들어오면 지금 본 모든 것이 산산이 깨어져 결국 우리의 삶마저도 짖밟히게 되리라는 걸 꼭 알려주었으면 했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 길을 버리고 그냥 가버립니다.
그래도 몇 의원은 정상을 거쳐 계단무대 쪽으로 내려갑니다.
그것만으로도 그저 고맙습니다.
민의를 반영한다는 의원들이기에 아쉽고 고맙고 화나고 마음 한 구석이 뻥 뚤린 듯 한 느낌이 듭니다.
홍대쪽 피켓을 든 누군가가 이야기합니다.
"이 산에 꽃도 있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울컥합니다.
정상 능선 길 주위로 노란 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어여쁘게 피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자연 숲에서만 볼 수 있는 수많은 식물들의 자태를 그들은 몰랐단 말입니까?
그것도 모르고 쓰레기 산이니 버려진 산이니 비방만 일삼았단 말입니까?
도대체 이 산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돌아보기나 했는지......
가슴이 울컥하다 못해 아리기까지 합니다.
계단무대로 내려가려는 데 할아버지 몇 분이 아침에 운동하는 어르신들이 너무 안왔다며
"다 온다고 했는데..." 하며 미안해 합니다.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이 나와 주셔서 고맙다고, 이 산을 끝까지 지키자고 인사를 드립니다.
산을 내려오니 벌써 시의원들을 태운 차는 떠나고 없습니다.
우리의 성미산을 한번 시찰하는 데 한 시간도 채 안돼 끝나버렸습니다.
성미산 다음은 홍대라는데 홍대는 간 걸까?
홍대가서 들을 이야기란 결국 뻔한 건데 동등의 원칙에 벋어나는 이 배분은 무엇일까?
산에서 내려온 산집 식구들은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답니다.
모두 열심히 한 증거겠지요.
냉면을 먹으러 간다는 산집 식구들과 헤어져 터전으로 갑니다.
느리를 만났습니다.
의원들에게 고맙다는 메일을 쓰겠다고 합니다. 꼭 산을 지켜달라고 그래서 와 주어서 고맙다고...
그래야지요. 답하면서도 마음이 답답합니다.
선거가 코 앞인 우리의 의원들이 다음 공천을 목전에 두고서도 시민들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는지 생각했습니다.
늘 민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아마도 그럴 것이라 다짐하듯 되네여봅니다.
터전 앞에 세워둔 차를 몰고 다시 회사로 갑니다.
가슴이 답답해서 회사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는 클랙션을 있는데로 울렸습니다.
미래를 위해 이 산을
마포의 유일한 자연 숲인 이 산을
서울의 생태 축을 지키는 중요한 거점인 이 생태의 보고를
산 답게 과연 지킬 수 있을까요.
모두가 노력하니 반드시 그렇게 되겠지요.
꼭 그렇게 만들고 싶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신 산집 식구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9일 또 한번 모여야 할 텐데 그날은 오름도 가기가 힘듭니다.
먹고살려면 일을 해야 하지요.
그때는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희망을 안고 힘을 쓰겠지요.
모두를 믿는 마음으로 희망을 살아내야 겠지요.
지난 마을회의에서 샨티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성미산 자주 오르기 운동을 하자고 했었습니다.
누구보다 성미산을 자주 오르는 마을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자주 가니 더 애착이 생긴다고...
우리도 이런 운동 거하게 한번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은 매일 가지만 어른들은 아이들 만큼은 아니지요.
이제 해가 길어지는 시기입니다.
저녁 먹고 간식 조금 싸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성미산에 가서 함께 모여 노는 것도 즐거울 듯 합니다.
오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_ [오름, xd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