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란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언가를 향해
허우적거린다는 것은
늘 기분 좋은
노릇이다.
불완전한 자신을
게걸스럽게도
끝내
완성시켜 놓으려는
염원이기도 하기에……

                                                                                                                                                                                         


그동안 엮었던 몇 개의 모음집 가운데 유독 이 묶음만은 나에게 많은 아픔과 근심을 동반하게 합니다. 그것은 이 시집이 지니는 불완전성과 나의 애착 사이에 기인하는 괴리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내 문학적 한계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힘을 주었으며 아직도 나를 눈물짓게 만드는 유일한 시로서의 이 작품을 허우적 거리며 새롭게 눈을 뜨려는 염원으로 내 벗들에게 열어 보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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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Copyright ⓒ 1994 by 윤태근
All rights reserved.
First Edition Printed in Korea.

인형을 향하여
윤태근 연작 시집

윤태근 - 단기 4325년 초 글 쓰다. 한동안 은둔隱遁에 묻어두었으나 친구 결혼을 핑계로 꺾었던 붓 풀고 다시 정리하다. 감정 다스리지 못하는 게으름으로 우여곡절 끝에 단기 4327년 5월 두번째 탈고 끝내다. 단기 4327년 6월 초순 모든 작업 마치다.

본문 편집 - 윤태근
표지디자인 - 신은숙
제작 - 권오영
본문 편집 -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2.1, 한글 2.5 Beta 2 사용
표지 디자인 - CorelDRAW! 4.0, XPRESS 2.4 사용

이 책에 쓰인 글 · 독특한 요소에 대한 모든 권리 글쓴이에게 있고 무단 도용, 무단 사용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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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바람과도 같은 삶을 이마에 싣는다.
다하지 못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열글고
잔주름 하나에 엮었던 나의 전설
깎아 놓았던 목각 인형처럼
자취를 하나둘 소중하게 남기련다
정령 뜻 있는 한 귀절을 벽에 걸쳐놓으련다

이제 떠나야 하기에
지뢰밭을 지나듯 조심스럽게 지켜 온 삶의 발자국들 위에
옛 시절을 회상해도 좋을 어린 날이여

가야 한다
내 쉬인 숨 들이마신숨마저 정처 없어
다시 부활할 그 무덤으로

또 이 날이 생각나려나
눈물 흘리려나
그림자가 점점 길어지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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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대가 무엇인지
내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언제 돌아갈지

슬픔은 진정되었으나
물어야 할 것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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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사실,
직선은 곧지 않다
원은 둥글어 보일 뿐이다
마음을 전한다 해도 진실은 왜곡되기 마련

그대로 남아 있지 마라
미혹되지 마라
곧바로 믿지 마라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라

은유는 존재하되 직유는 반역이다

단지,
표면을 들어낼 뿐이다
빙산의 일각이 들추어져
감추어진 모든 비밀을 열게 할 뿐이다

이 또한 조금만 시선이 흔들리어도
흔적 없이 부서질 것
뛰쳐나갈 별지別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손가락질로 고독을 가두어 버릴
굴레인 질서

눈으로 보지 마라
귀로 듣지 마라

갈라지고 솟아오르는 땅의 눈으로 바라보라
산정과 가까워질수록 온몸을 깜싸 안는
구름의 귀로 들어보라

그리고,
동공을 통해 흘러드는 빛
그 빛 안으로 들어서라
쓰르라미 고막을 통해 스며 오는 소리
그 정제된 파장의 왜곡된 소음을 추스리라

마음이 열리는 가슴으로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눈 감으면 떠오르는
함께 있는 혼자만의 너를 느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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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