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인혜 !
어쩜 왠 일이냐니
난 뭐 전화도 못해
그래도 정신을 좀 차린 모양이지
이제 대꾸도 하게
진짜 괜찮은 거야
정말이지
근데 여행 간다며
동해 !
얼마나
그런 대답이 어딨어
가 봐야 안다니
보호자가 꼭 있어야 겠는데
설마 이대로 행방불명되는 거 아니지
약속해!
아니면 나 따라간다
………… …………
………… …………

이젠 잊어버려
언니도 그걸 바랄거야
틀림없이
이번 여행이 이별 여행이 됐음 좋겠다
운명은 어쩔 수 없잖아
그건 누구 잘못도 아니야
듣고 있어
응!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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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산다는 것은 좋은 것인가
바람이 불 때마다 네가 생각나는
아쉬움과 그리움에 내가 묻히는
좀더 살았어야 한다는
푸념이 줄을 잇고 있다만
그것이 그리 좋은 것인가
죽음은 어둡고 차가울 뿐인가
가 볼 수 없는
돌아올 수 없는
두려움의 곳
산다는 생존이 지겨우리 만치
그 너머의 곳은 웃음도 존재치 않는가
모습을 보여다오
인형
내 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또는 네 뒤를 용감히 따라갈 수 있게
너를 위해 어떤 투쟁이라도 가능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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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 인혜에게

고맙구나

그 말밖엔 할 수가 없어
쓴 침 삼키며
왠지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 미리 훔치며
전화기 속으로
흘려주는
꼭 안아 줄 말이란다

나조차 늘 함께 할 수 없는
그 병상에서
내내 뜬눈으로 세운 네게
보낸 진심이야

언니에게
………… …………
언니에게
………… …………

사랑한단 말 전해 달라기 너무 미안해
흐느낌처럼
아련히 내 뱉은
한숨이야

정말
정말 고맙구나
차가운 가슴을 쓸어 내려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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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사실,
직선은 곧지 않다
원은 둥글어 보일 뿐이다
마음을 전한다 해도 진실은 왜곡되기 마련

그대로 남아 있지 마라
미혹되지 마라
곧바로 믿지 마라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라

은유는 존재하되 직유는 반역이다

단지,
표면을 들어낼 뿐이다
빙산의 일각이 들추어져
감추어진 모든 비밀을 열게 할 뿐이다

이 또한 조금만 시선이 흔들리어도
흔적 없이 부서질 것
뛰쳐나갈 별지別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손가락질로 고독을 가두어 버릴
굴레인 질서

눈으로 보지 마라
귀로 듣지 마라

갈라지고 솟아오르는 땅의 눈으로 바라보라
산정과 가까워질수록 온몸을 깜싸 안는
구름의 귀로 들어보라

그리고,
동공을 통해 흘러드는 빛
그 빛 안으로 들어서라
쓰르라미 고막을 통해 스며 오는 소리
그 정제된 파장의 왜곡된 소음을 추스리라

마음이 열리는 가슴으로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눈 감으면 떠오르는
함께 있는 혼자만의 너를 느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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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