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강릉행 기차는 떠나고 있으리라
찬웃음 남긴 사람 하나 실려
변덕스런 봄비에 젖어 있으리라

나는 고냥 배웅조차 못하고
거리에서
찻간에서
미니 스커트 여자 다리나 쫓고

바다를 향해 사람은 떠나고 있으리라
자유에 문을 열 듯
매어 둔 인생의 비밀을 얻 듯
훌훌 접어 둔 고뇌의 실타래 풀고 있으리라

불어 논 수많은 핑계의 하루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나의 풍선은 그 어느 때
의미 없는 낙엽처럼 이름 하나 모은 채
흩날려 떨어지리라

지금쯤 어느 터널 속에서
목을 길게 뺀 사람 하나
눈을 감고 있으리라
너와 내가 교치하는 그 영혼 속으로
풀어진 넋의 시선이 가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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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흩뿌렸다
네가 아닌 나를
실려 간다 바람결에
내 비탄의 분점들


저 강물에 쓸려 가는 건
내 혼이다
소용돌이에 사라지는
내 시간이다
우리가 함께 하던 이 강가에서
입맞추듯 쓰러진 사랑

이제
나는 기억하는가

모래 자욱에 우리를 적셔 논
이 마음을 알고 있는가

내가 뿌려지는
······
너의 가슴인 이 고통
뿌리조차 잃은 어두운 빈 책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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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아직 두렵고 떨리는 내가 있습니다
어디서나 쉬 들을 수 있는 말
상업 광고에서조차 빠질 수 없는 그 말
하기가 어색하고
들으면 연신 두근거리는

매일 매일 되뇌이면서도
그대 앞에서
더 이상 할 말 없음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움키듯 외치는 그 말

언제나 그대에게 기울은 마음은
그리움에 무시시 젖은 두 눈은
늘 이 말만을 일삼고
여윈 그대 앞에 빛처럼 서 있고자 합니다
그대의 고통을 여며 주는 벗이 되고자 합니다

그대는 알고 있습니까
내가 매일 이렇게 쓰러지듯 외치는 그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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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끝이란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언가를 향해
허우적거린다는 것은
늘 기분 좋은
노릇이다.
불완전한 자신을
게걸스럽게도
끝내
완성시켜 놓으려는
염원이기도 하기에……

                                                                                                                                                                                         


그동안 엮었던 몇 개의 모음집 가운데 유독 이 묶음만은 나에게 많은 아픔과 근심을 동반하게 합니다. 그것은 이 시집이 지니는 불완전성과 나의 애착 사이에 기인하는 괴리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내 문학적 한계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힘을 주었으며 아직도 나를 눈물짓게 만드는 유일한 시로서의 이 작품을 허우적 거리며 새롭게 눈을 뜨려는 염원으로 내 벗들에게 열어 보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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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