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는 홍안인데도 애한이 서렸구려
옛말에도 잊혀진다 잊지 못하고
쓰러진다 쓰러지지 못한다 하니
필 가슴에 품은 정이로되
꺼내 보이기가 두려운 게요
산이 산처럼 보이려면
산은 산이로되
다시 보니 산 아니요
다시 또 보니 비로소 산이 되는 산 있으니
지금은 산이 보이지 않으나
마음을 가다듬고
그 마음 안으로 들어가 보오
혹 산이 서시는 산을 볼지
대담히 인정하고 껴안아 봐요
꼭 산이 될 상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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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13. 일치

                                             - 착란 3

인형 너를 보았어
너의 결정을 뿌리던 그 강에서
네가 좋아하던 그 산에서
우리가 호흡하던 그 공기에서
네가 걷고 내가 따라가던 그 거리에서
네가 사랑하던 그 꽃에서
네가 즐겨 찾던 그 까페에서
네가 탐독하던 그 시집에서
내게 미소짓는
너를 보았어
내게 말을 거는
너를 만났어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어
내 그림자 속으로
내 몸 안으로
눈 속으로
귓속으로
입 속으로
가슴으로
머리로
손발 속으로
스며드는
너를 보았어
점점 네가 되는 나를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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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보고 싶다
인형
감기에 콜록이는 부실한 날
네게만은 보이지 않으련다
시간 없단 핑계로
들릴 수 없었다
섭섭한 수화기는 아직 할 말이 남았는데
일 잘 보란 떨리는 음성이
비수처럼 내 목을 겨누고
좁은 병실 - 홀로 남을 그리움에
절망 같은 통화가 끝났다
………… …………
정말
보고 싶다
오늘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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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