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억을 말하지 않으련다
행복했었다고
사는 동안 가슴 아프겠지만
잊을 수는 없노라고
돌아가지 않을 시선을
돌리지도 않으련다

갈테면 가고
눈물 흘리려면 흘리라고
인연이 엉킨 것 마냥
사는 한 세상이련다

그저
미소뿐인 뒤안길을
품에 안 듯 거두련다

훗날을 말하고 싶지 않듯
오늘을 잊어버리고
어두운 골목길을 기운차게 걸으련다

매화꽃이 피는
그 계절은
온기도 없이 온다고 했으니
안녕히
고개를 숙이고
내 사랑은
화롯불처럼 재가 되어
온 누리로 번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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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20. 애원

                                             - 정신병동 3

나가고 싶어요
인형은
내 방에 있어요
굶고 있어요

나가고 싶어요
인형은
벽장 속에 숨었어요
무서워 떨고 있어요

아무도 찾을 수 없어요
나 이외엔
나오지 않을 거예요
내가 부르기 전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인형의 변한 모습을

나가야 해요
나가야 해요
무서워 울고 있어요
인형이 떨고 있어요
굶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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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20. 선고

선생님
서·설마……
오진일 수도 있지요
다·다시 검사해야 되는 거죠
조직 검사니
초음파 측정이니
그런 것들이 더 남아 있지요
결과는 그 다음이겠지요
아직…… 아직도 확신할 순 없는 거죠
희망은
희망은 있는 거지요
한번 더 수술하면……
예!
그렇지요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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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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