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에서 1

그가 바위를 오르는 건
자신을 잊기 위해서다
그가 험한 산을 즐겨 찾는 까닭은
고통을 이기기 위해서다
헐떡이며 매일 쇠붙이를 몸에 달고
독한 훈련으로 자신을 혹사하는 그는
사방에 갇힌 것 같은 삶
초극하길 원해서다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껴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할 수 있을지도……

그러나
늘 피투성이 같은
그를 바라볼 수 없다
의개진 살점에 웃음 짓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꼬리를 감추듯 두려움에 떠는 그는
부서진 장난감 같은 초라한 영혼이다
한 마리 순한 어린 사슴이다
내 작은 가슴에 불처럼 쏟아지는
미치도록 자신을 찾고 있는
비운의 햄릿이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


                                             - 정신병동 6

아 무 것 도 보 이 지 않 아

아 무 것 도 들 리 지 않 아

아 무 것 도

아 무 것 도 느 껴 지 지 않 아

내 가 누 군 질 모 르 겠 어

여 기 가 어 딘 질 모 르 겠 어

내 마 음 이 무 언 질 모 르 겠 어

숨 소 리 가 들 리 지 않 아

눈 이 떠 지 지 않 아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


인간이여
고통의 시작은 늘 혼자이여야 하는가
가슴 속으로 흐르는
분노와 같은 이 울먹임
나누고 싶어도
나눌 수 없는 이 가련함
너무 오래 기다려 왔는지도……
끝내 도달할 종착역일지도……
지치고 여윈 나의 천사는 힘없이 신음하고
가녀린 육체를 고통으로 감금한 채
홀로 담배만 지져 문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 하나

이게 산다는 것인가
삶이란 것인가

이토록 가슴이 주저앉고
심연에 품었던 마음이 무너지는

<<인형>>

바로 네 앞에서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