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에서 4

이빨을 닦고
세수를 해도
밥을 먹어도
당신 생각 뿐입니다
며칠째
끊어진 소식
수소문에도 걸리지 않는
묘연한 행방
또 쓰러지지는 않았는지
그럴리는 없겠지만
사고라도 난 건 아닌지
떨칠 수 없는 불안은
하루 종일 시계 초침처럼 어지럽게 돌아가고
용호龍虎처럼 싸우다 울거낸 당신의 폐부와
꺼끌거리며 통곡하던 초췌한 그 날이
저리듯 주저앉는 이 가슴

안녕하시겠지요
무사하시겠지요

어딘가에 있을 그대를 향해
정말로……
끊임없이 기도를 드립니다.

부디
돌아오시기를……

돌아오시기를……
…………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


                                             - 정신병동 9

기억나지 않아요
기억해야 해요
모르겠어요
알고 있잖아요
당신은 알고 있어요
생각하기 싫을 뿐이지

 ·

당신은 스스로 암시를 걸고 있어요
그리고 자신이 그걸 잘 알고 있어요
당신 방에서 심리학에 관한 많은 책들을 봤어요
당신의 거창한 분석과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그어진
몰라요 그런 건
이래로 머물고 싶나요
당신은 늘 스스로 되묻죠
자신에 관해
그리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이 착란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지
미쳐도 확실히 미치지 못하는 그 앎의 고통까지
생각해 봐요
그날은
수술실에서 였어요
의사들이 나오고
당신은 미친 듯이 뛰어들어갔죠
그리고
안 돼  그  만

아  악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


우린 끝내 죽음을 말하지 않았다
우린 끝내 그 끝을 바라보지 않았다
주어진 현실을 외면한 채
삶만을
희망만을 이야기했다
절망의 씨앗은 짜르고
보고 싶은 화면만을 편집한
고통의 뿌리는 없었던 것처럼

이대로
이대로 한평생이 끝날 수 있다면
이 평온함만을 네게 줄 수 있다면

오늘도
네 허리를 부축하고
가벼운 산책
즐거운 담소는 계속되고
불안에 절은 미간만이 주름쳐 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_ [오름, x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