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재회

                                             - 일기에서 5

부시시한 얼굴로
이제 부활했다
당신이 찾아 오셨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든든한 그 말보다
생동하는 당신 얼굴 앞에서
자꾸 뿌려지는 눈물
아직 쉬 부끄러운 여자이기에
가슴 한 구석을 비우지 못하는 게 얼마나 한스러운지

이제 당신은 생명입니다
다시 떠나 보낼 수 없고
다시 홀로 있게 할 수 없는
당신은 나입니다
당신은 나입니다
한 몸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껴안은 목 뒤로
자꾸만
미안해요
미안해요
를 여리게 만드는
당신입니다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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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오름, xdg]


                                             - 정신병동 10

미치고 싶소
미치고 싶소
아니 난 이미 미쳤잖소
이 곳 이 옷 당신이 그걸 증명하잖소
그런데 왜 이리 고통스럽지
한숨에 절은 밤은 잠도 오지 않지
뒹글고 소리치고 자해해도
멀쩡한 정신은 무엇이지
이봐요
난 미쳤잖소
난 미친놈이요
제발 날 미치게 해죠
미친 값을 치르게 해죠
허탈한 웃음만이 종일 잇는
누가 말 좀 해 봐요
난 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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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응답

                                          - 희망을 겹잡은 것처럼
생각해 봤는데
………… …………
형!
나랑 결혼해 줄래!
지금 당장은 말고 좀 더 후에
………… …………
형이 갑자기 왜 이러는 지
명령하고 싶은 건지……
………… …………
꼭……수술해야 되……
………… …………
그럼 받을 깨
엄마와 아빠와 인혜를 위해서
형을 위해서
그리고……아기를 위해서……
………… …………
갑자기 엄마가 되고 싶어졌어
살고 싶어졌어
근데
너무
너·너무 무서워 그게
………… …………
………… …………
이번 수술은 틀림없는 거래

그럼
그럼 그렇고 말고
인형
들먹이는 어깨를 두드리며
난 너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한 가닥 희망을 잡듯……

우린 다시 일어 설 수 있어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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