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우산
- 작성일 2007/01/30 23:59
- 종류 [시집] 인형을 향하여/3. 동해에서
- 일기 속에서 찾은 잃어버린 나의 쪽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
비로소 젖은 네 어깨를 보았구나
무슨 이야기를 그리 많이 했는지
우둑우둑 떨어지는 빗소리 음악 삼아
모아 두었던 그 많은 사연을 벌려 노면서도
비가 오는지
우산은 누가 들었는지
더위에 숙달된 실크로드의 상인처럼
거부로 만들어 줄 오아시스만을 풀어내며
내 웃음만 팔고 있었구나
가까이 곁에 있으면서도
먼발치로 너를 돌려놓고
수없이 사랑한다 말했으면서도
이미에 언친 내 근심만 부어 놓은
젖은 네 영토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 숙인 민들레가 되었구나
짓이긴 봄빛 황토가 되었구나
한 번 힘있게 안아 주지도 않았던 어깨에서
비잔한 누군가의 초상이 걸리고
비 뿌리던 내가 있었구나
아!
뿌듯이 비에 절어 준 네가 있었구나
_ [오름, xdg]










